산불로 소실 – 복원의 과제와 희망
2025년 3월, 경상북도 북부 지역을 강타한 대형 산불로 인해 통일신라시대 의상대사가 창건한 천년고찰 고운사와 운람사가 큰 피해를 입었습니다. 수백 년 동안 이어져 온 유구한 전통과 불교문화의 상징이었던 이 두 사찰은 불길 앞에서 속수무책으로 무너졌고, 이에 따라 종교계와 문화재계, 지역사회 모두가 깊은 슬픔에 잠겼습니다.
산불 발생 경위와 피해 현황
산림 당국에 따르면, 고운사는 2025년 3월 25일 오후 4시 50분경 경북 의성군 단촌면 자락에서 발생한 산불로 인해 전각 대부분이 완전히 소실되었습니다. 그에 앞서 3월 22일, 인근 안평면에 위치한 운람사 역시 산불로 전소되는 아픔을 겪었습니다.
고운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16교구 본사로서, 그 역사성과 문화적 가치가 매우 높은 사찰입니다. 특히, 사찰 내에는 보물 제319호인 석조여래좌상을 비롯해, 석가모니 후불탱화 등 총 41점의 문화유산이 보관되어 있었습니다.
다행히 이들 주요 유물은 산불 전 미리 경북 각지로 분산 이전해 문화재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수백 년의 시간과 장인정신이 축적된 건축물은 속절없이 불에 타 사라졌습니다.
도륜스님의 참회와 지역사회 반응
고운사의 주지인 도륜스님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눈물로 심경을 밝혔습니다. 그는 "부처님 도량을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해 정말 죄송하다"며, "우리 대에서 부처님 전각을 잃어버리게 되어 참담한 마음"이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스님과 관계자들은 보광전 앞까지 불길이 다가오자 유물 보호를 위해 긴급히 철수 명령을 내렸고, 인명 피해를 막기 위해 고심 끝에 현장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습니다. "문화재는 복원이 어렵기 때문에 급하게라도 옮길 수밖에 없었다"는 그의 말은 현장의 긴박함과 무력감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불타버린 전각, 그리고 남은 과제
전소된 고운사와 운람사는 단순한 종교 시설을 넘어, 우리나라 전통문화와 예술, 역사적 정체성을 상징하는 공간이었습니다. 특히 고운사는 신라시대 의상대사가 창건한 사찰로, 불교사뿐 아니라 건축사, 미술사적으로도 높은 가치를 지닌 곳입니다.
이번 화재는 기후 변화로 인한 산불 발생 빈도 증가와 함께, 문화유산 보존 시스템의 취약성을 다시 한 번 드러냈습니다. 일부 유물은 안전하게 이전되었지만, 전통 목조건축물의 화재 대응 한계, 전각 단위 소방 시스템의 미비점 등은 향후 시급히 보완해야 할 과제로 남았습니다.
복원과 치유, 그리고 희망
도륜스님은 "산불이 하루빨리 진화되어 복구가 시작되길 바란다"며, "다시 복원하여 예전과 같이 기도하고 희망을 주는 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문화재청과 불교계는 고운사와 운람사의 복원 계획을 수립하고 있으며, 지역주민들과 전국의 신도들 또한 복원 성금과 자원봉사 등으로 힘을 보태고 있습니다. 천년고찰은 비록 불에 탔지만, 그 정신과 문화는 국민들의 기억 속에서 여전히 살아있습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문화유산의 방재 시스템 강화와 재난 대응 프로토콜 정비가 더욱 절실해졌습니다. 과거를 지키는 일이 미래를 여는 열쇠가 될 수 있음을, 고운사의 비극은 우리에게 조용히 일깨워주고 있습니다.
※ 본 글은 연합뉴스 등 공식 언론보도(2025.03.26 기준)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